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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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대학에 가는 시즌입니다. 타 주에 있는 학교도 있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도 있습니다. 고학년 자녀는 스스로 알아서 가며, 부모 역시 익숙해진 당연한 마음으로 보냅니다. 하지만 신입생 자녀를 보내는 부모는 좀 다릅니다. 첫 자녀를 보내는 분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부모를 향한 인사는 종종 [눈물]과 관련됩니다. ‘많이 울었지요?’ ‘펑펑 울었지요?’ ‘누가 울었어요?’
지난 월요일, 수업 시작보다 ‘일주일이나’ 먼저 떠나는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었습니다. 두어 시간 거리입니다. 가는 길에 아침이라도 함께 먹으려는 아비 마음과 달리, 밤늦은 게임에 눈 못 뜨는 아들 얼굴만 바라보았습니다. 기숙사 작은 방에 이것 저것 정리해주며 필요 이상으로 몸을 움직이는 어미 마음과 달리 아이는 자꾸 이 정도면 되었다 합니다. 몇 술 안 뜨는 아들을 점심 내내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친구 앞이라 아무 말 못하는 아비의 마음은, 밥이나 제대로 챙겨 먹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하루 먼저 온 룸 메이트 친구를 방해하면 안되겠다 싶어 방을 나서며 신신당부하는 어미의 말이 귀가에 맴도는 것 같아 염려됩니다. ‘아프면 낮과 밤 언제나 괜찮으니 아빠에게 꼭 전화 해’라는 말에 ‘알았어요’ 하더니 이내 말을 바꿉니다. ‘연락 안할거예요’ ‘아니, 왜?’ ‘연락하면 아빠가 많이 염려하잖아요!’ … 다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짜로 연락하지 않을까 신신 당부합니다. ‘그래도 꼭 연락해야 한다!’혼자 끙끙거리지나 않을까 또 걱정합니다. 언젠가 장난 삼아 ‘아빠가 네 학교 근처 가서 살까?’ 말했더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NO!’라고 단호하게 말하던 녀석입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아들 잘 있으라 당부하는데 눌러 둔 눈물이 밀려 나왔습니다. 아이에게 들킬까 몸을 돌렸습니다. 선글라스 낀 것이 다행이었고 마스크가 고마웠습니다. 저 만이 아닙니다. 대학 신입생 아이들을 기숙사에 놓고 오는 많은 부모님들이 그랬답니다. 옛 부모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부모는 그럴 것입니다. 어떤 부모는 ‘통곡했다’ 합니다. 뒤도 안 돌아보는 아들 딸이 뭐라고…!
아이들은 떠납니다. 부모들은 보냅니다. 떠난 아이들에게 부모 자리는 점점 줄어듭니다. 보낸 부모에게 아이들 자리는 점점 커갑니다. 아이들은 부모 자리에 친구로 채우고, 새로운 경험으로 채웁니다. 자기 반쪽으로 채우고, 자기 자녀로 가득 채울 것입니다. 부모 자리야 더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분명 더커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부모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 때문에 늘 휑뎅그렁한 마음으로 살 것입니다. 살아온 생활 자리는 하루 아침에라도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지만, 마음 속 자녀 자리는 더욱 커져만 가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방은 큰데 가구가 없을 때 느끼는 쓸쓸함이 찾아올 게 분명한데말입니다. 그것마저 자녀들 위해 소리 없이 이겨내는 모든 부모 마음 속 자녀 자리는, 자녀 대신 아마빛 바랜 기억으로 빼곡하게 채워 나갈 것입니다. 평.생.동.안.자녀는 그런 줄 알며 떠나고, 부모는 그런 줄 알면서 보냅니다. 모든 자녀들 앞 길이 형통하며, 모든 부모에게 자녀의 행복을 보는 기쁨이 있을진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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