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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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오전에는 세배하고 오후에는 친구들과 놀았던 설날, 먹을 것이 가장 풍성했던 추석, 손꼽아 기다린 날들입니다. 거기에다가, 더 없이 즐겁고 재미있었던 하기학교(여름성경학교), 두어달 동안 거의 날마다 교회에 나가 준비했던 크리스마스, 이 두 날은 마치 보너스 같은 날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 하나님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꿈을 꾸면서, 더 중요한 날들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나를 세우는데 크게 유익한 신앙절기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상품과 선물을 받기에 좋았던 이 날이 나를 위해 죽으러오신 예수님의 탄생일이라 생각하니 나의 기쁨 이면에 예수님의 죽음을 생각하게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죽음이 빠진 우리 기쁨이 되지 않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먹고 쉬며 노는 날로 변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며 주인공없는 생일잔치하지 말자고 참으로 많이 외쳐댔습니다. 철부지 눈을 열고 보니, 맥추 혹은 추수감사절도 그랬습니다. 고생 끝에 적은 수확을 거두면서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흥에겨웠던 어른들을 보았습니다. 평범한 시골 농부들에게서 하나님 에 대한 기본자세를 배웠고, 실제적인 감사를 익혔습니다. 감사의 마음이 줄어드는 지금, 곳곳에서 하나님과의 기본 관계가 흔들리고 있음이 아쉽습니다. 고난주간은 왠지 우울하게 지냈습니다. 어머니도 교회 선생님들도 그랬습니다. 조용했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어린 우리도 그래야할것 같은 생각에 서로 ‘쉬잇!’ 입에 손을 대며 지냈습니다. 이 날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날인지 훗날 알았습니다. 죄에 대해 둔감해진 의식을 다시 갈고, 식어진 구원의 감격을 새롭게 하며, 자기중심이라는 세상 우상에 당당하게 맞서 십자가가 나의 지혜라고 소리쳐 선포하는 때였습니다. 주님의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들으며 많이 울었고, 세상 따르지 않는 그리스도인 되겠다고 결단도 했습니다. 새벽에 모여 찬양하고, 한 낮에도 교회에 들려 주님을 묵상하고, 밤에도 교회의 불은 계속 켜 있었습니다.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는 우리 신앙, 우리 영성의 기본이요 핵심이기에,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서 은혜에 은혜가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님 다시 사신 부활절에 우리도 새롭게 태어났다 선언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새 삶을 살자 입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모두 날듯이 기뻐했었습니다.
절기는 하나님의 뜻 가운데 정하였어도 그 절기를 개인적, 가정적으로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내 마음 자세에 달려있습니다. 고난주간을 향한 내 마음은 무엇인지 살펴보세요. 신앙을 점검하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가정적으로 십자가 신앙, 예수구원의 고백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말씀 읽고 묵상하세요. 더 기도하세요. 교회에도 들리세요. 할수 있으면 금식하세요. 예수 그리스도께 드릴 내 마음을 살피고, 성도로 사는데 방해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십시오. 내 신앙과 영혼의 유혹은 과감하게 외면하시기 바랍니다. 유대인에게는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이라는 삼대절기가 있습니다. 이 때는 어디에 있든지 예루살렘으로 와야 했습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며, 이 마음 정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 소중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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