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목사와 함께 목회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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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관리자 2024.09.30 11:21 Views : 37

어딜 가려면 준비하는 것이 많습니다. 성경과 옷가지는 물론, 세면도구, 책 몇 권, 메모지와 노트 등의 문방구류 잔뜩, 전화와 랩탑 충전기, 비상약과 복용약, 여권 및 갖가지 예약 확인증 등 가방 가득입니다. 가방 싸는 일도 바쁘지만, 남은 자리 정리도 힘이 듭니다. (요즘엔 그냥 널려 두고 가는 일이 흔합니다. ^^) 짐을 꾸려 놓으면 그다음부터 왠지 마음이 허전해집니다. 혼자 갈 때는 나 혼자 가서 그렇고, 아내랑 같이 갈 때는 아이들을 두고 가서 그렇습니다. 다 큰 성인 아들들인데도, 공항에 나가 앉아 있으면, 여지없이 마음 한구석까지 아려옵니다. 어린 시절부터 [뒤에 두고 간다]는 것을 아프게 경험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짐도 꾸리지 않았으니 오늘 밤에라도 바쁘게 움직일 것입니다. 아내와 함께 가니 한편으로는 든든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아들들 때문에 무겁지 않은 허전함이 따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뒤에 두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다소 무겁습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그렇습니다. 나이 들수록 외롭고 허전하기 쉬워 잠시라도 더 곁에 있어줘야 하는데 훌쩍 두어 달 얼굴조차 볼 수 없으니 죄송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몸 아픈 교우들이 그렇습니다. 자주 찾아뵙고 기도하며 이겨내도록 응원해야 하는데 뒤에 두고 떠나니 몹시 미안한 마음입니다. 특별한 기도 제목이 있는 교우들도 그렇습니다. 오랜 탄식으로 드리는 숨은 기도 제목에 힘을 보태줘야 하는데 홀로 두고 떠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입니다. 나눠야 할 이야기가 가득한 목자들도 그렇습니다. 새로 시작하고, 잘 모이려고 다짐하며, 함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거친 들판에 홀로 둔 것과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새롭게 등록하는 교우들에게도 그렇습니다. 교회 생활에 익숙해지도록 자상하게 도와줘야 하는데 환영의 인사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자리를 비우니 그것도 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디 이들 뿐이겠습니까? [뒤에 두고 가는 사람들]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그저, 건안(保健, 安全)하기를 바라며 기도할 뿐입니다. 요즘 송별 인사하는 분들이 있는데, 은퇴 인사는 12월에 나누고요. 지금은 출타 인사를 드립니다. 부디, 아프지 마세요!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사사로운 일로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주님이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 사람 저 사람 가까이 사랑하며 사세요! 누구하고라도 가을 식탁에 앉아보세요! 단풍이 물든 뜨락에 나가보며, 어두운 밤 하늘 별도 바라보세요! 가을 하늘에 퐁당 빠지는 맛은 어지간한 불멍보다 낫습니다. 돌아올 때쯤이면, 겨울의 문턱인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시카고의 가을 깊이는 여전히 제 마음속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목회의 무게만이 아니라 목회의 기쁨을 맡기고 간다 생각하니 다소 편안해지지만, 김다니엘목사님 홀로 뛰어야 하니 여전히 안쓰럽습니다. 어디서나 기도로 함께 목회하겠으니, 모두 몸 마음이 함께 나서서 [헌신자]로 ‘함목’하시기 바랍니다. ‘김다니엘 목사님이 하자는 대로 하시기 바랍니다!’는 권유에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 번이나 대답하셨으니, 고르지 말고, 가리지 말며, ‘함목’하시기 바랍니다. --- 잘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기도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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