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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피조물의 전적 타락과 하나님의 통치질서의 대응방안 7
하나님의 통치질서 회복을 위해 무엇이 먼저 필요했을까?
한 마디로 단정하면 생명과 자유의 회복이다. 생명이 자유를 잃으면 곧바로 생명이 죽는다.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회복시켜주시려는 건 생명의 회복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생명의 회복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유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이 다른 무엇에 붙들려 자유를 잃는다면, 그건 더 이상 생명일 수 없다는 건 너무나 자명하다. 생명과 자유를 한 몸이다.
생명의 근원이 창조주 하나님이시기에 생명이 하나님 외에 다른 무엇에 붙들리면 죽는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요구가 생명의 원천이 곧 자유의 부르짖음이란 사실을 증명해준다.
여기에 한 마디를 덧붙인다면, 자유는 홀로 존재하지 못한다. 자유는 관계 속에 존재하고 관계 속에서만 생명을 숨쉬며 산다. 곧 관계의 단절이 곧 자유의 상실이요, 생명관계의 단절이 곧 자유의 상실이다. 생명 없이 자유가 독불장군처럼 홀로 제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 무엇이든 상호 관계없이 홀로 존재하는 건 없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땅위에 동물이든, 공중의 새든, 하나님께서 각각 ‘그 종류대로’ 지으셨다. 오직 사람만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자로 지으셨다. 모든 피조물이나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이나 모두 관계 속에 존재케 하셨다.
심지어 한 분 하나님께서도 삼위일체의 관계 속에 존재하신다. 그 때문에 창조주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은 관계 속에 서로 하나가 된다. 삼위일체란 셋이 하나된 생명관계이다. 셋의 관계가 완벽한 자유 안에서 하나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유의 생성지는 바로 하나님의 삼위일체 안이다. 온전히 그 안에 완벽한 자유가 존재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자유는 결국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생성돼 그 안에 존재하기에 하나님의 생명과 자유는 창조주 한 분 안에서 하나로 존재한다.
아마도 자유에 관한 가장 중요한 실체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자유를 누릴 존재가 실체로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유는 자유를 제공하는 실체 없이 존재하지 못한다. 모든 사물이 홀로 존재치 못하는 것처럼 자유 역시 홀로 존재치 못한다. 자유는 실체와 더불어 함께 주어진 것이다. 고로 자유는 실체를 벗어나 존재치 못하게 돼 있다. 자유를 누릴 주체가 없는데 어떻게 자유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에덴에서 하나님께선 인간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통해 선악간의 지식을 금하시면서, 그 대신 다른 모든 것이 자유임을 알게 하셨다. 원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금하시면서 그 한 가지 외에 모든 것이 자유라는 사실을 알게 하신 것. 물론 아담에게 생명도 금하지 않으셨지만, 첫 사람은 생명보다는 지식을 추구했고, 지식 추구로 생명을 잃고 자유도 잃었다. 생명과 자유를 동시에 잃어버린 이유는 둘 중 어느 것 하나를 잃으면, 동시에 둘 다 생명을 잃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단절은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이다. 앞서 몇 차례나 강조했지만,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바로 온전한 관계이기 때문에 관계가 깨지면, 모든 것이 죽음을 맞는다. 사람의 생명의 죽음을 하나님과의 관계단절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우리가 사람과의 관계를 끝났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보다 쉽지 않을까 싶다. 서로의 관계 단절이 곧 죽음이란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터.
나이 90을 바라보고 있지만, 어릴 적에 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연을 날리면서 늘 노심초사했던 건 연줄이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걸 기억한다. 연줄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줄 하나 끊어지면, 연은 더 이상 나와의 관계가 사라진다. 연의 생명도, 연의 자유도, 나와 연결된 연줄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순간 바로 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