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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정체성 찾기 1
글머리
정체성은 각각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거나 개발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글 제목에서 정체성 찾기라고 말한 것은 나의 정체성을 내가 만들어낼 수 없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내가 남자가 된 것, 혹은 한 가정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것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에 의해서 내게 부여된 것이다. 하지만 나를 낳은 나의 부모도 장남으로서의 나의 유일한 형님도 여러 누나들도 내게 크리스천이란 정체성을 부여해 주진 않았다. 그들 중 어느 한 식구도 내게 크리스천이란 정체성을 부여해 줄 수는 없었다는 뜻이다. 한국 전쟁을 통해서 모든 식구가 여기저기 흩어져 서로 연락도 없이 만나지 못하는 중, 어디서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세상을 떠난 것이 그 이유일 수 있었다.
크리스천이란 정체성은 어디서 온 것인가?
크리스천이란 현재의 나의 정체성은 한 가정에서 막내로 태어났을 때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린 흔히 모태 신앙이란 말을 자주 듣지만, 부모가 크리스천이었다고 해도 그들의 자녀가 모태에서 저절로 크리스천이 되는 것이 아니다. 크리스천의 정체성이란 때와 장소는 모르더라도 하나님의 올곧은 은혜의 선택에 의해서 부여되는 마치 야곱의 장자권(birthright)과 같다. 단순히 부모를 통해서 전달된 육적 생명질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이고, 내 속에 영(靈)을 부여하신 하나님께서 친히 선택하셔서 영적인 장자권을 부여하셨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예가 바로 이삭의 쌍둥이 아들, 에서와 야곱 중에서 그들이 어머니 리브가의 복중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육적인 형 에서가 아닌 동생 야곱을 선택하셔서 이스라엘의 아버지가 되는 장자권을 야곱에게 부여하셨다(창25:34).
야곱이 곧 이스라엘의 장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시려는 듯 야곱이란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 하나님께서 친히 확증해 주셨다. 사실 크리스천이란 정체성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으로 이어진 사실을 납득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께선 에덴에 살던 첫 사람의 불순종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는 긍휼 때문에 스스로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긍휼의 은혜가 이르게 된 것은 변하지 않을 영원한 진리이다.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크리스천이란 정체성을 옷 입혀 준 복음, 곧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는 우리 인간들이 헤아릴 수조차 없는 머나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사람 아담 부부는 창세기 3장의 시작과 더불어 뱀으로 형상화된 사탄의 시험에 여자가 유혹돼 넘어지고 말았지만, 첫 사람 부부는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했던 죄없이 순결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창2:25절에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는 말씀으로 무죄한 자였다는 사실을 기록해 두고 있다<계속>.